어렸을 때 큰집에 가면 삼삼오오 모이면 엄청 많은 친척들을 보면 뭐라고 불러야 할지~ 막연한 기억이 있었다. 물론 지금도 간혹 내게도 어려운 마을 수와 호칭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고 눈치를 보며 말을 할 때가 있다. 이런 경험 때문인지 자녀에게 기본적인 #가족관계도 있고 해서 #마을 수와 호칭을 추석 전에 자연스럽게 가르치고 싶어 책을 한 권 준비해 봤다.
명절이면 아이들을 데리고 큰집으로 가야 하는 우리는 가기 전에 신신당부를 한다. 가서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 또 누구는 이렇게 불러야 한다는 말을 해주기도 하지만 매번 대충 가르쳐 주니까 갔다 오면 금방 잊어버린다. 그래서 필독서를 천천히 읽으면서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부르는 촌주와 호칭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가족관계도를 익혀 보기로 했다.
이제 6살이 된 아이에게 자연스럽게 접근하기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한 이유는?
복잡하고 어려운 가족관계에도 맞춘 호칭을 이야기로~자연스럽게 습득!사촌? 엄마, 그게 뭐야?
'촌'이란 친족관계에 있어서 거리를 나타낼 때 쓰는 가족용어인데, '1촌', '2촌', '3촌', '4촌' 등으로 거리를 나타낸대. 엄마와 아들처럼 아이는 1촌관계이고 엄마 아빠는 혈연관계가 아니니까 0촌으로 정했대~ 그러기엔~ 우리 아이는 너무 어려.ㅠ_ㅠ
그래서 읽어보자! 어린이의 필독서 중 하나인 <할아버지와 저는 일촌입니다~!>
토니라는 친구가 미국에서 할아버지 생신을 맞아 한국에 오면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외국에 살다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을 보며 호칭과 가족관계를 알아가는 내용이 적혀 있다. 친척들을 만난 그 자리에서 인사를 나누며 아주머니, 아주머니, 아저씨 등 여러 식구의 호칭을 알아가는 모습을 보고 문득 생각난 듯 아, 그래서 아저씨구나를 조금씩 알아가는 모습이다.
사실 엄마도 책 보면서 이제야 알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줬더니 "이거 어렵구나~" 하면서 얘기에 집중하는 거!
어린 시절 가족관계도를 함께 정리하면서 마을 수까지는 아니더라도 호칭을 정리해 주는 것이 가족간의 예의를 지킬 수 있는 첫 번째 방법이 아닐까 싶어 읽었는데 이야기 속에 나오는 아줌마, 아줌마, 아저씨 등 다양한 가족의 호칭을 듣고 노래한 경험이 있어 자신의 경험을 대입해 이해하기 시작했다. 무작정 부르기보다 왜 그렇게 부르는지, 가족 간의 호칭도 정해진 약속이 있음을 알아가는 좋은 경험을 필독서를 통해 할 수 있었다.내친김에 가장 근사한 아이, 엄마, 아빠를 낳은 분의 호칭을 정리해 보았다. 사실 자녀들이 외가와 친가를 구별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우리는 외할머니, 친할머니 등 외할머니를 낳은 사람을 외할머니라고 불러왔다. 이 때문에 아직도 우리 아이들이 할머니가 계시다는 말을 귀담아 듣고 나면 대번 아이는 되묻는다. 엄마, 할머니? 아빠, 할머니?그렇게 굳어진 호칭을 쓰던 중 유치원에서 가족 프로젝트를 통해 가족관계도에 따른 호칭을 배우고 조금 충격적이었는지 집으로 돌아가 물었다.
엄마! 엄마가 외할머니래.우리 선생님이 말했다! 아빠랑 할머니가 할머니라고... 근데 엄마는 왜 나한테 그렇게 가르쳐줬어? 하고 묻는 녀석 때문에 잠시 말을 잃었던 순간이 있었다. 이해하기 쉽다고 생각한 호칭이 아이들에게는 오히려 의문일 것 같아 그렇게 호칭을 빨리 정리하고 정정해 부르기 시작했다.
엄마 아빠를 기준으로 가장 가까운 가족 관계를 정리하면서 호칭을 알아가기로 했다. 아직은 아저씨를 아저씨라고 부르는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다. 아주머니와 결혼한 남자는 아저씨, 아주머니와 결혼한 남자는 아줌마! 아!!! 아주 기쁘게 정리해가는 아들녀석.문득 생각나는 것이 가족관계가 조금 소박해서 빨리 정리가 끝났다. 어렸을 때 나는 9남매 아버지 덕분에 머리가 아플 정도로 바쁘고 순서도 혼란스러웠지만 가족의 형태가 전보다 작아지면서 쉽게 끝나는 것 같다.
엄마, 아빠가 아기를 낳고 살면 그것이 가족이야?가족의 형태는 다양하고 함께 한 집에 머무는 수에 따라 조금씩 다름을 알려주기 때문에 쉬운 키워드만 골라 아이에게 전달할 수 있었다. 이혼가정, 재혼가정, 다문화가정~ 요즘은 유치원에서도 '나와 가족'이라는 주제를 다루면서 다양한 가족모양을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가르쳐주거든~ 아이가 보고 들은 경험을 서로 이야기해, 더욱 생각의 봉투를 넓혀 가는 기회가 되었다.
이번 필독서를 통해 부모와 자식은 가장 가까운 관계이기 때문에 일촌이라고 부른다는 것과 가족간의 관계와 호칭을 정리하면서 다가올 명절을 준비하는 시간을 가져봤다. 사실 이렇게 책을 읽고 끝내기보다는 실생활에서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외워야 할 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아이와 가족관계나 호칭에 대해 고민할 시기가 오면~ 읽기 좋은 어린이를 위한 필독서인 것 같다.